모든 것이 이렇게 다를 수가!
이 하늘 여전히 푸르고
이 숲, 이 공기, 이 강 모두 다 그대로인데
그만이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았네.
나 알 수 없네, 밤 지새운
그 열띤 말다툼에서 누가 옳았는지.
이제 그리워지네, 그 다툼이,
그가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은 지금.
어색하게 침묵하던 그, 어눌하던 그,
항상 엇박자로 다른 말을 하던 그,
날 잠 못 자게하고 새벽마다 일어나더니
그가 어제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았네.
쓸쓸해라, 이야기할 사람이 없네.
갑자기 느껴지네, 우리가 함께였음이.
모닥불이 바람에 꺼져버린 것 같아,
그가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은 지금.
포로처럼 묶였던 땅에 봄이 들이닥쳤네,
실수로 나 그에게 외치네, “친구, 멈춰,
담배 좀 피자.” - 대답이 없네, 적막뿐이네.
어제 그는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았네.
죽은 친구들이 우리를 지켜 주네.
숲에 묻힌 그들이 보초처럼 서 있네.
저 숲에 하늘이 어리네, 강물에 어리는 하늘이,
나무들이 푸르게 서 있네, 하늘빛으로.
참호는 둘이 지내기에 넉넉했는데,
우리 둘을 위한 시간이 흘렀는데.
이제 나 혼자네, 바로 내가
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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