모든 것이 이렇게 다를 수가! 이 하늘 여전히 푸르고 이 숲, 이 공기, 이 강 모두 다 그대로인데 그만이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았네. 나 알 수 없네, 밤 지새운 그 열띤 말다툼에서 누가 옳았는지. 이제 그리워지네, 그 다툼이, 그가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은 지금. 어색하게 침묵하던 그, 어눌하던 그, 항상 엇박자로 다른 말을 하던 그, 날 잠 못 자게하고 새벽마다 일어나더니 그가 어제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았네. 쓸쓸해라, 이야기할 사람이 없네. 갑자기 느껴지네, 우리가 함께였음이. 모닥불이 바람에 꺼져버린 것 같아, 그가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은 지금. 포로처럼 묶였던 땅에 봄이 들이닥쳤네, 실수로 나 그에게 외치네, “친구, 멈춰, 담배 좀 피자.” - 대답이 없네, 적막뿐이네. 어제 그는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았네. 죽은 친구들이 우리를 지켜 주네. 숲에 묻힌 그들이 보초처럼 서 있네. 저 숲에 하늘이 어리네, 강물에 어리는 하늘이, 나무들이 푸르게 서 있네, 하늘빛으로. 참호는 둘이 지내기에 넉넉했는데, 우리 둘을 위한 시간이 흘렀는데. 이제 나 혼자네, 바로 내가 전투에서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아.
© 최선. 한역, 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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